광야에서 이기시고, 죄인에게로 가신 분
오늘 읽을 본문은 마태복음 4장, 누가복음 4-5장입니다. '탄생과 시작'의 마지막 날이에요 — 드디어 예수님의 공적인 사역이 시작됩니다. 성경을 펴기 전에, 잠깐 이 글로 마음을 준비해 보세요.
배경
지난 며칠 동안 우리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고, 자라시고, 침례를 받으시는 장면을 보았어요. 오늘은 그 모든 준비가 끝나고, 예수님이 마침내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일을 시작하시는 날입니다.
그런데 시작하기 전에 한 관문이 있어요. 광야의 시험입니다. 예수님은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셔서 사십 일을 금식하시고, 그 끝에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세요. 여기엔 깊은 그림이 겹쳐 있습니다. 옛날 이스라엘 백성도 광야에서 사십 년을 보냈는데, 그때 그들은 번번이 하나님을 불신하고 넘어졌어요. 예수님은 바로 그들이 실패한 그 자리에 서십니다. 마귀가 내미는 세 가지 — 배고픔을 당장 채우라, 뛰어내려 너를 증명해 보라, 나에게 절하면 세상을 주겠다 — 에 예수님은 매번 성경 말씀으로 답하세요(셋 다 신명기 말씀이에요 — 신 8:3; 6:16; 6:13). 이스라엘이 졌던 그 시험을 예수님은 이기십니다. 마귀의 공격이 어디를 겨냥하는지도 눈여겨보세요. "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" (마 4:3) — 바로 며칠 전 하늘에서 "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"이라 선언된 그 정체성을 흔들려는 거예요.
시험을 이기신 예수님은 갈릴리로 가서 사역을 시작하십니다. 마태는 이것을 이사야의 오랜 예언("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")의 성취로 봐요 (마 4:14-16; 사 9:1-2). 갈릴리는 당시 예루살렘 사람들이 깔보던, 이방인이 섞여 사는 변두리였거든요. 하필 그 어두운 변두리에서 빛이 비치기 시작한 겁니다.
그 빛이 어떤 빛인지가 나사렛 회당에서 또렷이 드러나요(누가복음 4장). 예수님은 고향 회당에서 이사야 61장을 펴서 읽으세요 — "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…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,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…" (눅 4:18-19; 사 61:1-2) 그리고 두루마리를 덮고 말씀하세요. "오늘 이 말씀이 너희 귀에 이루어졌다." (눅 4:21)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, 라는 거예요. 사람들은 처음엔 감탄합니다. 그런데 예수님이 한 걸음 더 나가세요. 옛날 하나님이 엘리야를 굶주린 이스라엘이 아니라 이방 땅 사렙다의 과부에게 보내셨고 (눅 4:25-26), 엘리사가 고친 나병환자도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 시리아 사람 나아만이었다고요 (눅 4:27). 하나님의 은혜가 '우리'만의 것이 아니라 '저들'에게도 흘러간다는 말이었어요. 그 순간 분위기가 뒤집힙니다. 방금 감탄하던 고향 사람들이 화가 나서 예수님을 낭떠러지로 끌고 가 밀쳐 떨어뜨리려 해요. 은혜가 내 울타리를 넘어 '저들'에게도 간다는 말을, 사람들은 견디지 못한 거예요.
이어지는 누가복음 5장은 예수님 나라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보여 줍니다. 밤새 한 마리도 못 잡은 어부 베드로에게 예수님이 그물을 던지라 하시자, 배가 가라앉을 만큼 고기가 잡혀요. 그 능력 앞에서 베드로는 엎드려 말합니다. "주여, 나를 떠나소서. 나는 죄인이로소이다." (눅 5:8) 그런데 예수님은 떠나기는커녕 바로 그 죄인을 부르세요 — "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으리라." (눅 5:10) 또 아무도 손대지 않는 나병환자에게 예수님은 손을 내밀어 만지세요. 원래는 그를 만지면 내가 부정해지는데, 예수님이 만지시자 오히려 그가 깨끗해집니다. 더러움이 예수님께 옮은 게 아니라, 예수님의 '깨끗하게 하는 능력'이 그를 덮은 거예요. 마지막엔 모두가 미워하던 세리 **레위(마태)**를 제자로 부르시고, 죄인들과 한 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드세요. 사람들이 수군대자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. "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고 병든 사람에게 필요하다.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." (눅 5:31-32)
이렇게 읽어 보세요
읽으면서 두 가지를 눈여겨보세요.
첫째, 예수님이 어떻게 이기시는지 보세요. 그분은 힘으로 마귀를 찍어 누르지 않으세요. 배고플 때, 흔들릴 때, 지름길의 유혹 앞에서, 그저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아버지를 신뢰하심으로 이기세요. 우리가 늘 넘어지는 바로 그 자리에서, 예수님은 '참된 아들'로서 끝까지 순종하십니다. 마귀가 "나에게 절하라" 할 때 예수님이 "오직 주 너의 하나님께만 경배하라"고 잘라 말하시는 장면도 눈여겨보세요 (마 4:10) — 그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한 분 하나님만을 향하십니다.
둘째, 예수님이 누구에게로 가시는지 보세요. 사역의 처음부터 그분의 방향은 한결같아요 — 변두리 갈릴리로, 이방 사람에게로, 죄인 베드로에게로, 아무도 만지지 않는 나병환자에게로, 미움받던 세리에게로. 이게 예수님이 여시는 나라예요. 잘난 사람, 깨끗한 사람,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, 자기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아는 사람에게 문이 열립니다. 그래서 정작 '나는 안에 있다'고 믿던 고향 사람들은 화를 냈고, "나는 죄인"이라 엎드린 베드로는 부름을 받았어요. 오늘 본문을 읽으며, 예수님이 향하시는 그 방향을 따라가 보세요.
잠깐 짚고 갈게요. 마귀가 "내게 절하면 세상을 주겠다"고 했을 때, 예수님은 "오직 주 너의 하나님께만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기라"고 답하세요(마 4:10). 오직 한 분께만 예배드린다는 이 마음은, 어쩌면 당신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을 거예요. 예수님 자신이 누구보다 이 진리를 굳게 붙드신 분이라는 걸 눈여겨보세요.
마음에 품고 갈 질문
본문을 읽으며 이 질문을 마음에 품어 보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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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수님은 배고픔과 두려움과 지름길의 유혹 앞에서, 자기 능력 대신 하나님의 말씀을 붙드셨어요. 요즘 당신은 급하고 힘들 때 무엇을 먼저 붙드나요 — 빠른 해결책인가요, 아니면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인가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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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사렛 사람들은 은혜가 '우리'를 넘어 '저들'에게도 간다는 말에 분노했고, 베드로는 "나는 죄인"이라며 엎드렸습니다. 당신은 하나님의 은혜 앞에서 어느 쪽에 더 가깝나요 — 내가 받을 만하다고 여기는 쪽인가요, 아니면 도움이 필요한 죄인으로 그분께 나아가는 쪽인가요?
읽기
이제 마태복음 4장과 누가복음 4-5장을 천천히 읽으세요. 예수님의 사역이 시작되는 첫 장면들이니, 서두르지 말고, 한 번 읽은 뒤 다시 한 번 더 읽어 보세요.
Felicity