먼저 찾아오신 분, 생명을 주시는 분
오늘 읽을 본문은 요한복음 5장입니다. 성경을 펴기 전에, 잠깐 이 글로 마음을 준비해 보세요.
배경
예루살렘 성안에 '베데스다'라는 못이 있었습니다. 히브리어로 "자비의 집"이라는 뜻인데, 다섯 개의 주랑(지붕 달린 복도)이 둘러싼 이 연못 가에는 병자들이 가득 모여 있었습니다. 이유가 있었습니다 — 가끔 물이 출렁이는데, 그때 먼저 뛰어드는 사람이 낫는다는 소문이 돌았거든요. 예수님이 그 못가에 나타나셔서 38년째 누워 있는 한 남자에게 다가가십니다. "낫고 싶으냐?"(요 5:6) 남자는 예스도 노도 아닌 대답을 합니다 — 물이 움직일 때 자기를 넣어 줄 사람이 없다고, 왜 자기는 안 되는지를 설명합니다. 예수님은 그 대답에 개의치 않으십니다. "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"(요 5:8) — 그 순간 남자가 일어서서 걷습니다.
그런데 그날은 안식일이었습니다. 바리새인들은 기적보다 자리를 들고 걸어갔다는 것에 먼저 집착했습니다. 유대 전통에 따르면 안식일에 물건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금지였거든요. 예수님이 치유자임이 알려지자 그들은 더욱 죽이려 했습니다. 예수님의 답이 불을 댕겼습니다 — "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"(요 5:17).
이 한마디가 왜 그렇게 격렬한 반응을 일으켰을까요? 유대 랍비들도 인정하던 사실이 있었습니다 — 하나님은 창조 이후에도 우주를 유지하는 일을 쉬지 않고 계속하신다고요. 창조주이시기에 안식일 규정 위에 계신다는 것이었습니다. 예수님이 "나도 일한다"고 하셨을 때, 그것은 바로 그 권위가 자신에게도 있다는 선언이었습니다. 유대인들은 즉각 알아챘습니다 — "자기를 하나님과 동등으로 삼으심이러라"(요 5:18). 그들에게는 신성모독이었습니다.
예수님은 이 반응을 부정하지 않으시고, 오히려 더 나아가십니다. 아버지가 죽은 자를 살리듯 아들도 살릴 수 있고(요 5:21), 모든 심판은 아들에게 맡겨졌으며(요 5:22), 아버지 속에 생명이 있듯 아들에게도 그 생명이 주어졌다고(요 5:26) 하십니다. 그리고 마치 법정에서처럼, 자신을 증언하는 네 가지를 제시하십니다 — 침례 요한, 행하신 표적들, 아버지 하나님, 그리고 성경(모세의 글). 마지막에 바리새인들을 향해 결론적으로 말씀하십니다 — "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"(요 5:39).
이렇게 읽어 보세요
오늘 본문에서 한 가지를 눈여겨보세요 — 예수님이 먼저 그 사람에게 다가가신다는 것. 38년이나 그 자리에 있던 남자는 물이 움직여도 혼자서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. 치유를 받은 후 그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성전이었습니다 — 부정(不淨)하다고 여겨져 거의 40년 동안 발을 들이지 못하던 곳입니다. 예수님은 그 성전에서 그를 다시 찾아오셨습니다. 몸이 낫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.
그다음, 바리새인들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보세요. 그들은 성경을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했습니다. 그런데 예수님은 "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"(요 5:39)고 하십니다. 성경은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안내판인데, 안내판 자체에 멈춰서 그 너머를 보지 못한 겁니다. 기적도, 율법도, 모두 가리키는 방향이 있습니다 —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그 방향이 어디인지 눈여겨보세요.
잠깐 짚고 갈게요. 요한복음 5장에서 예수님이 바리새인들에게 "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"(요 5:17)고 하셨을 때, 유대인들은 이렇게 반응했습니다: "자기를 하나님과 동등으로 삼으심이러라"(요 5:18). 그들의 반응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— 예수님이 하시려는 말씀이 정확히 그것이었으니까요. 예수님은 이 주장을 철회하지 않으시고, 오히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설명하셨습니다: 아들은 아버지가 하시는 것을 보고 그대로 행하며(요 5:19), 아버지가 아들에게 생명과 심판의 권세를 맡기셨다고(요 5:21-22). 이것은 두 신이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. 예수님은 "나는 나를 보내신 이의 뜻대로 한다"(요 5:30)고도 하셨습니다 — 아버지와 완전히 하나이시면서,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시는 분입니다. 오늘 이 장면을 기억해 두세요. 예수님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직접 말씀하신, 가장 명시적인 선언 중 하나입니다.
마음에 품고 갈 질문
본문을 읽으면서 이 두 가지를 품고 가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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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8년 된 병자는 치유를 받은 후 가장 먼저 성전으로 갔습니다. 당신이 오랫동안 간절히 원하던 것이 이루어진다면, 가장 먼저 달려갈 곳은 어디인가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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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리새인들은 성경을 열심히 연구했지만, 정작 성경이 가리키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. 지금 당신이 신앙 생활에서 붙들고 있는 형식이나 규칙이 예수님께로 이끌고 있나요, 아니면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있나요?
읽기
이제 요한복음 5장을 천천히 읽으세요. 서두르지 말고, 한 번 읽은 뒤 다시 한 번 더.
Felicity